아웃사이더의 눈

3류 작가?

어저나 2009. 5. 11. 21:20

글을 쓸 때 한동안  멍해질 때가 있다. 무엇으로 부터 시작해야 하나? 어떻게 전개해야 하나? 그러면 답답해 지며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사실 제목만 정하면 거의 50%는 한거나 다름이 없다. 요즘은 그 제목을 찾기 위해 인터넷 서핑에 동참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절박할 때가 있다. 많은 분들은 묵상을 통하여 한다는데 기도 열심히 하면 하나님이 가르쳐 주신다는데 나에게 그런 일이 흔하지 않다. 그렇다면 '속된 말로 영발이 떨어진 것인가?' 아님 성경을 많이 읽지 않아서인가?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인가? 어떨땐 하루 왠종일 뚫어저라 산만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집 거실의 책장에 있는 책의 제목만 훌터본다. 그때가 제일 바보스럽게 느껴진다. 남들 할만큼 공부도 했고, 책도 읽었고, 토론도 많이 했었다. 그렇다고 기도는 안한걸까?

 

초등학교때를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가 국어에서 비슷한 말, 반대 말, 의성어, 의태어 10개 혹은 20개 찾아오기였다. 집이 넉넉하지 않은 터라 뭘 보고 찾고 할 사전조차도 없었다. 그러면 마지막 선택은 전과를 가지고 있는 친구를 찾는 것이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숙제한 친구의 공책을 베끼는 일이다. 늘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베끼는 일이 가장 쉬웠고 가장 많이 했던 방법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숙제 검사 맡을 때 좀 떨리긴 했지만 대부분 무사 통과였다. 그래서 더 과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 숙제가 무섭지 않았다. 그 습성이 지금의 나의 모습이 아닌가?

 

나 스스로 생각하고 나의 의견을 조리있게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에 대학 레포트는 나의 글이 거의 없고 남의 글의 조합이었다. 그래도 나쁘지 않는 점수를 받았다. 그래서 대학에서의 숙제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다해 주었다. 신대원에 들어가서 코피가 터졌다. 1과목당 요약해야 하는 책이 학기당 3권 정도는 되었으니 늘 책을 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바른 요약이 아니라 중요 문장만 나열하는 요약이었다, 교회 사역하랴, 공부하랴, 가정 일 보랴, 핑께는 늘어갔고 나는 점점 없어져 간 듯하다.

 

졸업도 시험으로 대체했다. 그래서 자신이 부끄러웠다. 설교를 준비할 때에도 책을 찾는 수밖에 없었다. 로이드 죤스를 읽은 때는 로이드 죤스가 되었고, 웨슬리의 책을 앍으면 웨슬리가 되었고, 헨리 나우엔을 읽으면 헨리 나우엔이 되었다. 그래도 할 말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다. 요즘 생각하면 '3류작가 '이다. 지금도 '3류 작가'의 길을 알게 모르게 가는게 두렵다. 차라리 제대로된 '3류작가'가 되어 사람들에게 감동이라도 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내한테 가끔 물어본다. "오늘 설교 어땠어?"  "좋았어"하면 기분이 하늘을 찌른다. 근데 간혹 가슴을 찌르는 말은 "말할려는 중심 요지가 무엇이었어요?"라고 말할 때 하늘이 무너진다. 이말은 설교가 산만하다는 말이다. 내가 전달하려는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말이기에 조금 슬퍼진다. 설교하고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게 맘대로 쉽게 조절되던가? 그래 상처덩어리인채 다 까발리는 것이 그게 설교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는 개인적으로 은유적 방법을 많이 쓰는 법이다. 강하게 지적하는 것이 벅차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는 강하지 않아도 설교자는 강하길 원한다. 어찌됐던 난 부드러운 것이 좋다.

 

문제는 아직도 베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20년 베꼈으니 이제 베낄것도 별로 없다. 남들은 이제 숙달이 되어 설교가 쉬어진다던데 난 더 어려워진다. 제목하나 정하는데도 하루나 이틀이 걸리니 말이다. 그러니 지각생이 빨리 할 수 있는 일은 베끼는 것인데 너무 알려저 있는 분들의 것은 안된다. 남들이 잘 모르는 은밀한 곳을 찾는다. 그럴려면 사람들의 접속이 뜸하고 괜찮은 곳을 츨겨찾기에 추가한다. 그러면 일주일 쉬이간다. 정말로빨리간다. 이러다 계속 히트도 없는 '3류 작가'로 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카피에서 벗어나는 일이 요즘의 나의 제일 중요한 일이다. 나의 신앙이 있고 나의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그런 블로거가 되고 싶어 준비하고 있다. 참고는 하겠지만 나의 소중한 삶이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 아직 그리 떳떳하지 못하다. 그날을 위해 선교의 현장을 찾는다. 그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나를 발견해 보고 무엇이 참된 삶인지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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