삻 돌아보기

정여창 고택 (개평마을)

어저나 2009. 8. 14. 16:00

한옥의 미를 안지는 얼마되지 않았는 것 같다. 학교 다닐 때에 유적,유물을 많이 보았고 답사를 준비하면서 만든 자료집을 통해 그 건물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건축사적인 맥락에서도 많은 글들을 읽었지만 지금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솔직이 한옥이 생할에 불편했고 겨울에 너무 추웠을 뿐만 아니라 씻기 힘들었으며 재래식 화장실에 대한 불편함이 지금도 머리속에 아련히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한옥에 대한 관심은 내 머리속에서 지워지게 되었고 아파트 생활이 너무 편하게 느껴졌다.

 

이제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엣날로의 여행이 시작되면서 먼저 집에 대한 나의 관심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 황토의  가지는 건강에 대한 기여도, 온돌 , 사랑채와 안채의 구분을 통한 자신의 정제된 시간을 가질 장소, 안에서 보았을 때의 바깥 풍경 등을 생각할 때 한옥의 우수성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된 자신을 발견한다. 이제는 나이들면 시골에서 멋진 한옥 집을 짓고 소박한 삶을 사는 게 꿈이 되었다. 걱정은 돌아갈 고향 집이 없다는 것이며 그만한 노후자금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련없이 돌아가고 싶다. 귀소본능을 버릴 수 없게 되었다.

 

일두 정여청 고택

나를 처음으로 놀라게 한 것은 조선시대 '동방의 오현'이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 정여창이라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내 자신의 무지가 드러나고 있었다. 그래도 성리학에 대하여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김종직 선생을 이어 조산의 성리학을 크게 일으켜 세운 큰 사람들이다. 물론 사화를 통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세들에게 학문의 정진과 선비로서의 삶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신 분이다.

 

정여창은 41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으며 당시 연산군을 가르치던 스승이었다. 정여창은 벼슬한 지 4년 만에 안의 현감으로 임명된 뒤 공정하고 바른 일처리로 백성의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1498년 유자광의 모함(무오사화)으로 함경도에 유배를 갔다가 그곳에서 55세의 일기로 숨졌다. 하지만 그뒤 '문헌'이라는 시호를 받고 문묘에 모셔졌다.

 

정여창의 고택은 그가 죽고 100년 뒤 후손들이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안을 들어갈려면 솟을 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대문 위를 보면 붉은 색의 현판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모두 충신과 효자로서 나라에서 내라는 상인 '정려'가 다섯개나 걸려 있다. 바로 이 집안의 기품을 느끼게 해준다.

 

 

솟을 대문을 지나면 'ㄱ'자 모양의 사랑채를 만나게 된다. 다른 집보다 사랑채가 높은 곳에 지어져 있는대 이는 안채와 아랴처의 수평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사랑채는 주로 남자들이 모여 시나 문학을 논하거나 나랏 일을 논할 때 사용되며 바깥어른 들의 거처이기도 하다. 정여창 고택은 사랑채가 굉장히 아름답고 기품이 있다.

 

 

 

 

 

 

 

 

사랑채를 왼쪽으로 돌아 두개의 문을 지나면 안채가 나오는데 대부분 안채는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이곳은 마당이 넓어 탁 트인 느낌이 든다. 안채는 300년이나 된 이집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함양 지곡 개평마을

http://www.hygn.go.kr

 

옛말에 우안동 좌함양이라는 말이 있다. 바로 함양이 조선시대 선비와 충절의 고장임을 밝히는 말이다. 이번에 다 둘러보지 못했다. 개평마을의 하동정씨고가, 노참판댁고가, 퐁천노씨종가, 오담고택등은 둘러보았으나 사진에 다 담아오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시간이 나면 또 함양에 갈것이다. 처가가 함양 유림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말한다 이번 휴가에는 지리산말고 다른데 가요라고 하지만 언제나 여름 휴가는 지리산이다. 그곳에 아이들의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연로하셔서 하루 더 자고 가길 바랬지만 바쁜 마음에 이틀만 자고 왔다. 올 때 차가 힘들정도로 많은 먹을 거리를 주신 그 마음을 가슴에 새긴다. 그리고 애들아 내년에도 지리산이다. 노고단에 꼭 가서 선교 유적지 보고 오자 알았지 ?..... 

 

 

 

 

지리산 성삼재 운무에 취해 가슴이 울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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