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와 개신교 유적탐방기

재단법인 구라선교회 예수병원(The Leprosy Mission)

어저나 2009. 4. 29. 14:40

 어릴 때 내당동(지금 두류동)에 오래 살았었다. 지금은 '우방랜드'는 야산으로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그런데 간혹 우리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잘 모르는 어른을 만날 때이다. 소문에 어린이 간을 먹으면 나병(어릴 때는 문둥병이라 불렀다)이 치료되기 때문에 어린 애들을 잡아 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해지기 전에 집으로 가곤했었다. 물론 학교에 들어가면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지만...

 

 주변에 애락원이 있고 거기에다 성당못 주변에는 '예수병원'이 있었기에 우리들이 겁먹기에 충분했었다. 지금 다시 돌아보니 아련한 옛일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젊음을 받쳐 남을 향한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살아갔던 수많은 이들을 만나니 고개들수 없다.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가슴에 요동친다. 그래서 그들의 향기를 오래 가슴에 간직하고 싶다.

 

 구라선교회가 직접 선교사를 파송하기 이전 1912년 12월에 구라선교회 초대 회장이던 '웨슬리 베일리'씨 부부가 한국에 와서 부산과 대구를 둘러보고 당시 병원원장이었던 플렛쳐 박사의 안내로 주변의 나환자들의 상황을 보고 선교헌금을 작정하셨고 1913년 거액의 기금을 송금하여 플렛쳐박사는 동산병원 동편 마을에 민가 1동을 구입하여 1913년 3월 1일에 나환자를 수용치료하게 되었다.  1925년 4월에도 거액의 기금을 보냈으며 그 기금으로 서구 내당동 52번지 현재의 위치로 확장이전하게 되었다.

그후 1920년에 미국구라선교회가 창설됨으로 모든 것을 대구나병원(애락원)에 인계하였다.

 

 구라선교회가 대구에 활동하게 된 것은 영국에 본부를 둔 구라선교회 국제 본부(The Leprosy Mission International & Interdinominational)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1956년 3월 6일에 부산항을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C.M. 로이드목사와 그의 부인 간호사 G.V. 벤넬 이 세 분이다. 이들은 부산과 서울에서 머물다가 로이드목사님 내외는 1957년 2월 1일에 동산 기독교병원 구내의 선교사 사택에 입주하였고 벤넬은 1957년 3월 1일에 서울에서 한국어 공부를 마치고 합류했다. 1957년 3월 22일 나환자와 첫 만남이 이루어졌고 그곳이 진료 장소로 사용되었다.

 

1957년 9월 30일에 동산 가독병원 본원 건물을 빌려 진료실을 옮기게 되었으며 1958년 12월 8일에 동산병원에서 경북대 부속병원(대구 삼덕동 소재)으로 진료 장소를 옮기게 되었다.1962년 12월 2일 삼덕동 (경북대학병원 구내)에 연건평 226평의 3층 건물을 신축하고 준공예배를 드렸다. 1976년 5월 1일 대구 성당동에 있는 선교회 기존 건물을 개조하여 연 건평 70평의 진료실을 만들고 선교의원을 개원하였다.

 

 1980년 대구 달서구 성당동 81-5대지 위에 건평 800평의 서관 건물의 기공예배를 드리고 1981년 10월 23일 서관 준공 및 예수의원 개원 예배를 드렸다. 구라(나병환자를 구한다는 한문) 선교회는 50여 년의 선교 사업과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나환자를 섬겼다는 것은 하나님이 크게 기뻐하실 일이다. 최근 나환자가 발생하지 않기에 나환자 진료에도 명성이 높지만 피부과로서 대구에서 제일 유명한 병원이다. 제 아들 준하도 치료 받은 적이 있으며 진료를 받기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 대기표를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

 

아무튼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수많은 이들에게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의료에 있어서 셰계적인 권위를 가진 나라되었는 만큼 또 다른 민족과 사람들에게 인술을 베풀고 더 많이 감당하기를 기도한다. (조을연 이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자료와

 선교를 위한 귀한 말씀 가슴에 새기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위해 더욱 매진 할 것을 다짐한다.)

 

 출처 (재) 구라선교회 연혁 조을연회장 발간 1998. 3. 6